퇴직연금 디폴트 옵션이란? 꼭 선택해야 할까?

 최근 증권사에서 문자나 카카오톡으로 '디폴트 옵션'을 사전 지정하라는 메시지가 자주 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용어가 낯설어서 꼭 해야하는 것인지,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인지 걱정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오늘은 퇴직연금의 디폴트 옵션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퇴직연금 디폴트 옵션

기본적으로 퇴직연금 디폴트 옵션을 선택할 수 있는 대상자들은 퇴직연금 DC형이나 IRP 가입자 입니다. (DB형은 제외)

 

직장에서 근무하시는 분들이라면 근무 연수가 쌓일수록 퇴직연금도 같이 불어나게 됩니다. 

DC형 퇴직연금의 경우 이렇게 불어나는 퇴직연금을 본인이 직접 운용해야 하는데, 여기에 관심을 갖지 않고 아무 상품도 구매하지 않고 있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금융사에서는 이런 사람들을 위해, 미리 정해놓은 상품을 알아서 구매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바로 이것이 '디폴트 옵션'입니다.

만약 A 상품을 사도록 지정해 놓으면 상품을 변경할 때까지 자동으로 해당 상품을 사게 되는데, DC형이나 IRP 계좌로는 개별 주식을 매수할 수 없고, 예금이나 ETF, 펀드 등의 상품을 매수할 수 있습니다. 

디폴트 옵션은 정기예금처럼 만기가 있는 상품이 만기가 되는 경우나, 신규 가입자의 경우 발동됩니다.

예금 등의 상품이 만기가 되면 4주를 기다린 후, 디폴트 옵션이 적용됨을 안내하는데, 안내 이후에도 아무런 상품을 사지 않으면 그로부터 2주 후, 처음 정해놓은 상품이 매수가 되는 구조입니다.

신규 가입자의 경우 입금 후 2주간 아무런 상품을 매수하지 않으면 디폴트 옵션이 적용됩니다.  

디폴트 옵션 꼭 선택해야 할까?

디폴트 옵션은 2023년 7월 12일 부터 적용 예정으로, 현재는 디폴트 상품을 사전 지정하는 기간입니다. 

금융사에서는 안내 문자를 보내면서 디폴트 옵션을 꼭 사전지정 하라고 하지만, 사실 필수는 아니며, 오히려 근로자에게 불리한 제도라고 여겨집니다.

디폴트 옵션 상품은 증권사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한국투자증권 기준 위험도에 따라 4가지 상품으로 나뉩니다. 

1) 고위험 포트폴리오

고위험 포트폴리오에는 펀드와 ETF 상품을 소개하고 있는데, TDF 상품은 본인의 은퇴시기에 맞추어 채권과 주식의 비중을 알아서 조절해주는 상품입니다. 

즉, 퇴직까지 시간이 많이 남았을 때는 위험자산인 주식의 비중을 높이고, 퇴직이 다가올수록 안전자산인 채권의 비중을 높여주는 방식입니다. 

언뜻 보기에 좋아보이는 상품이지만 지속적으로 매매를 반복하면서 수수료를 가져가기 좋은 구조입니다. 게다가 운용 보수 금액도 0.5%대로 패시브 ETF와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입니다. (패시브 ETF 0.0x%대 수수료)

2) 중위험 포트폴리오

중위험 포트폴리오는 주식에 채권이나 예금을 약간 섞은 상품입니다. 중위험 포트폴리오 역시 운용 보수가 0.5% 전후입니다.

3) 저위험 포트폴리오

저위험 포트폴리오는 채권과 예금의 비율이 더 늘어났고 0.3% 전후로 약간 저렴해졌습니다. 

운용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 채권과 예금 비중이 늘어남에 따라 운용보수가 저렴해지긴 했지만, 여전히 패시브 ETF보다 훨씬 높은 수준입니다.

4) 초저위험 포트폴리오

초저위험 포트폴리오는 3년 정기예금 상품입니다.

디폴트 옵션을 선택하면 안되는 이유

위 상품들을 살펴보면 디폴트 옵션을 선택하는 것을 비추천 하는 이유가 명백히 드러납니다.

연금계좌는 세제 혜택과 과세이연 효과를 누리기 위해 적은 운용보수의 패시브 ETF, 그리고 배당 위주의 장기 투자를 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입니다. 

하지만 디폴트 옵션 상품의 경우(한국투자증권 기준) 운용보수는 0.5%대로 상당히 높은 편이며, 배당 위주의 종목도 구매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TDF라는 그럴싸한 이름으로 포장하여 비싼 수수료를 부과하는 상품이 많습니다. 따라서 디폴트 옵션을 선택하지 마시고 직접 퇴직연금을 운용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